MBTI 활용, 업무 효율 · 바람직한 경영 가능 ‘일거양득’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한 MBTI가 취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등장해 이를 두고 찬반 논란이 펼쳐지고 있다. MBTI란 개인의 성격 유형을 에너지의 방향, 인식 기능, 판단 기능, 생활 양식의 4가지 양극 지표에 따라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자기 보고식 성격 검사다. SNS에서 인터넷 밈으로 확산되며 큰 인기를 끈 MBTI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나아가 취업과도 직결되기 시작하면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채용 시 MBTI 활용은 고용자 측에서 피고용자를 더욱 잘 파악하도록 도와 효율적인 채용이 이뤄질 수 있게 한다. MBTI는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경력, 인적성검사 등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지원자의 성향과 업무 역량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업무에 더 적합하고 동료들과 잘 융화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 업무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고 이는 바람직한 기업 경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MBTI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 연령대가 현재 활발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20대다. 즉 고용자 입장에서 MBTI를 활용한 채용은 오히려 MBTI를 신뢰하는 젊은 층의 가치관과 유행을 반영한 결과다. 실제로 MBTI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20대의 경우 ‘절대적으로 믿는다’와 ‘대체로 믿는다’는 응답이 79.8%로 타 연령대에 비해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또한 MBTI는 자신이 적임자라는 사실을 피력하는 데 힘을 실어준다. 우선 MBTI는 16가지의 유형으로 사람을 분류하며 개인의 깊숙한 내면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과학적인 검사다. 이러한 검사 결과를 근거로 자신의 능력과 특성을 설명한다면 고용자 측에서도 피고용자의 주장에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MBTI 조작 가능성을 제시하며 신뢰도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조작 가능한’ 면접 질문을 지금까지 받아왔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 세 가지를 말씀해주세요”라는 질문이 그 예시다. 단점을 묻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성실하고 완벽하게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전까지 받아왔던 추상적인 질문보다 이론에 근거한 MBTI 검사 결과를 묻는 것이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에 훨씬 설득력 있다.

MBTI 채용기준 도입, 새로운 취업장벽 될 수 있어

  MBTI 유형 검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자신을 MBTI로 소개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취업 시장에서도 지원자의 기본 정보로 MBTI를 요구하는 추세다. 하지만 특정 기준으로 개인에게 고정적인 이미지를 씌운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MBTI가 취업 시장에서 하나의 ‘스펙’으로 작용하는 것이 과연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지원자를 파악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오히려 취업문을 좁힐 수 있기에 MBTI 채용기준 도입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채용기준 도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지원자들의 MBTI에 대한 신뢰성에 관한 것이다. 널리 알려진 ‘16 personalities 무료 성격 유형 검사’는 공식 기관에서 주관하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MBTI는 자기보고형 검사다. 문항이 단순하기 때문에 응답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장 해석에서 개인차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검사자가 결과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신뢰도와 전문성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특정 MBTI 유형을 가진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소외시킬 수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모집 공고에 ‘MBTI가 E로 시작하는 분을 우대한다’며 특정 유형에 대한 선호를 밝힌다. 게다가 취업 시장에서 ‘INTJ’, ‘INTP’, ‘INFP’가 채용 기피 유형으로 떠오를 만큼 사람들은 MBTI에 상당히 고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 예시로 각종 미디어에서 쏟아져 나오는 MBTI 상황별 문답이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채용 전부터 지원자를 편견으로 바라보는 불이익을 야기할 수 있으며 채용이 되더라도 성향에 따른 업무의 획일화로 이어지기 쉽다. 결과적으로 사람의 고유한 성격이 준비해야 할 스펙의 영역이 되며 취업생들에게 부담을 안기게 된다. 지원자는 기업에서 원하는 MBTI 유형에 자신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기업은 공정하고 명확한 채용기준을 두고 지원자의 역량과 적성, 발전 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이런 기업에서 MBTI를 보편적인 기준으로 채택한다면 재미로 즐겼던 문화가 한순간에 취업장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개개인의 성향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단정 짓는 것은 지원자에 대한 편견을 가중하는 일이다. MBTI 채용기준 도입은 결국 소외와 차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