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한국의 첫 군사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군사 전용 위성을 보유한 국가가 된 것이다. 아나시스 2호의 성공은 군뿐만 아니라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목포 궤도 안착 성공
  아나시스 2호는 대한민국 최초의 군사용 전용 통신위성이다. 이는 한국군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록히드마틴사와 맺은 절충교역으로 제공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군이 차세대 전투기로 F-35A 스텔스 전투기를 택하면서 록히드마틴은 군 통신위성 1기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록히드마틴은 에어버스와 군 통신위성 제조를 위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에어버스는 자사의 통신위성 유로스타 E3000을 기반으로 아나시스 2호를 제작했고, 계약에 따라 한국군이 아나시스 2호의 소유권을 갖게 됐다.
  아나시스 2호는 지난달 21일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이날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는 아나시스 2호가 재활용 로켓인 팰컨-9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고 밝혔다. 아나시스 2호는 고도 630㎞ 지점에서 팰컨-9 로켓에서 정상적으로 분리됐고 이어 약 38분 뒤에는 프랑스 툴루즈 위성관제센터(TSOC)와 첫 교신에 성공했다. 이후 아나시스 2호는 저고도 궤도에 도달한 후 궤도이동 과정을 통해 고도를 높여 약 10일 만에 원형 정지궤도에 안착했다. 목표 정지궤도에 진입한 아나시스 2호는 앞으로 4주간 위성 중계기 동작과 제어 등 관련 성능시험을 한 뒤 10월에 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군 통신 사각지대 완전 해소
  아나시스 2호의 발사는 우리 군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군은 아나시스 2호가 발사되기 전까지 민군 겸용 위성인 무궁화 5호를 사용해 군 통신체계를 운용해왔다. 하지만 이것은 군 전용 위성이 아니기 때문에 적의 전파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아나시스 2호의 성공은 군의 통신체계 측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사청은 전파교란 회피 능력의 경우 기존에 비해 3배 이상, 전송용량은 2배 이상 향상된 통신체계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나시스 2호를 이용해 전송되는 정보 역시 한국의 지형적 제약을 받지 않고 24시간 안정적으로 제공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전·평시 군 통신 사각지대가 완전히 해소됐다. 현재 군은 이 위성을 이용한 부대 간, 부대와 장병 간, 장병과 장병 간의 통신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장병 개개인이 위성 단말기를 착용하고 작전에 나설 경우 언제 어디서든 통신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최초의 군 전용 위성 확보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핵심 전력 확보와도 연관 있으며 한국군의 단독 작전 수행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전용 통신위성 확보를 계기로 감시정찰, 조기경보 위성 등 우주 국방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임을 밝혔다. 이전보다 보안도 강화되고 정보를 더 멀리,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아나시스 2호는 현재까지 알려진 계획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로켓으로 발사
  아나시스 2호는 일론 머스크가 만든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 X의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스페이스 X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2002년에 만든 우주항공 회사이다. ‘화성에 8만 명이 살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세운 회사로 유명하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가까운 우주정거장 정도는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어야 하는데, 우주선 발사에 핵심 역할을 하는 로켓 제작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는 로켓을 재활용하겠다는 새로운 대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엔진이 고장 나거나 연료가 새는 등 치명적인 실수가 반복돼 ‘괴짜 부자의 괴짜 실험’이라며 사람들이 기대를 접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에 발사했던 로켓을 성공적으로 회수하고 2017년에 로켓과 우주선을 재활용해서 발사하는 데 성공하며 사상 최초로 로켓과 우주선의 재활용 시대를 열었다. 지난 5월에는 첫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64일간 임무를 수행한 우주비행사 두 명이 최근 지구로 무사 귀환하기도 했다.
  스페이스 X에게 아나시스 2호는 단순한 로켓 발사 성공이 아니다. 발사 과정에서 스페이스X가 2가지 신기록을 세웠다. 먼저 51일 만에 재활용했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우주선 발사 비용을 줄이기 위해 로켓 부품을 재활용하는 실험을 해왔다. 1995년 아틀란티스호의 54일이 과거 기록이다. 하지만 이번에 지난 5월에 발사됐던 로켓을 51일 만에 재활용하면서 한 번 사용한 로켓을 다시 쏘는 기간을 갱신했다. 다음은 부품 2개를 모두 회수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로켓에는 위성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페어링이란 부품도 실렸다. 이는 제작비만 72억 원으로 회수하게 되면 그만큼 발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전에는 2개 중 1개만 회수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2개 모두 공중에서 회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