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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stylist’라는 제목과 누가 봐도 ‘이 사람 평범한 사람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프로필사진이 있는 미술평론가
반이정(38)의 블로그. 그가 미술평론가로서 어떤 관점으로 미술계를 바라보고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곳이다. 미술을
전공으로 공부하거나 문화계에 관심이 많은 학우들이라면 한 번쯤 들려봤을 것 같다.
그는 지난 3월까지 한겨레21에 ‘반이정의 사물보기’라는
코너에 기고했었다. 또 2006년 7월 ‘새빨간 미술의 고백’이란 책을 발간, 여러 매체에 소개돼왔고 최근 KBS <TV 책을
말하다>에 출연했다. 현재 중앙대와 서울시립대, 덕성여대 강단에 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405호 경원멘토링은 김지혜(회화3), 조한승(회화1) 학우가 참여, 미대학우들이라면 가질 수 있는 고민을
덜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이 상당히 개성있어 보인다. 특별한 의도나 가치관이 있는가?
특별한 가치관은 없다. 그저 재밌게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살려고 한다. 편한 것을 추구하다보니 정장은 하나도 없다. 정장을 입었을 때 받게 되는 대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혜택보다 내 자신이 어떤 틀에
구속된다는 느낌이 크다. 내가 정장을 입지 않았다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하대한다면 나도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한다.
-미술평론가라는 직업은 어떻게 갖게 됐나?
어릴 땐 그림 잘 그리는 아이였기 때문에 막연히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누나도 그림을 잘 그렸는데 미대에 가는 과정을 보고 너무 힘들어보였고 나와 맞지 않을 것 같아 다른 공부를 했다. 군대를 갔다와서 미술쪽에
미련이 남아 이론공부를 시작했다. 어떤 현상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고 남들에게 말하고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평론가로서 자리를 잡게
됐다.
-요즘 젊은 작가들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향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평론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작가의
탓이라기보다 환경의 영향이 크다. 화단이나 시장에서 작가의 특정 이미지에 주목하게 되면 그것을 벗어나기 힘들다. 미술이라는 매체적 한계라고 볼
수 있다.
-작가들이 갤러리에 전속돼 작품활동을 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갤러리에 전속되면 아무래도
상업성을 목적으로 한 갤러리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다. 그러나 작가 자신이 자기스타일을 찾아내 살린다면 갤러리에 전속, 생활의 안정도 얻고
개성도 잃지 않을 것이다.
-졸업을 하면 계속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 그러나 생계를 유지하려면 그림이 팔려야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작품소재의 내구성에 따라 오랜 시간 소장이 힘들거나 실용성없이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은 팔리기 힘든게 사실이다. 그러나 작가의 노력에 따라 예외의 경우도 있다. 작가 함진의 작품들은 대체로 크기가 작고 잘 부서지는 소재들을
사용하지만 경매에서 높은 가격으로 팔린다.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에 작품을 판매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다보면 여러 가지 길이 보일 것이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세속적 성공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대중들로부터 적절히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신인 작가들이 전시를 하거나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미술관이 적다고 생각한다. 또 이런 현실에서 젊은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이 외국의 경매로 빠져나가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술관은 충분히 많다고 생각한다. 미술관측의 홍보부족과 학생들의 정보교류 부족 때문에 적다고 느끼는 것이다. 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워크샵도 많이 있다. 다만 다수에게 흥미를 제공하지 못할 뿐이다.
또 외국에서 주목받고 작품이 팔리는 것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니 좋은 경우라 생각한다.
-졸업 후 작가로서 이름을 얻기가 힘든데 어떤 방법이 좋은가?
학생시절
포트폴리오를 철저히 준비해 다양한 공모전에 참가해보는 것이 좋다. 몇몇 공모전들은 수상자들이 작가도 등단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후원을 하기도
한다. 학생 때 등단해 전시를 갖기는 힘든 일이다. 졸업하고 신인작가로 이름을 얻는 것도 마찬가지.
나의 경우 글을 쓴다는 것이 다르지만
공모전을 통해 인정받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공모전에 많이 참가해 보기 바란다.
반이정은 가명이다. 예쁜
여자이름도 하나 갖고 싶었고 평론가로서 비판이 강한 글을 썼을 때 생각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강한 피드백을 얻을 거란 기대로 만들었다고 한다.
특별한 의미를 담은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들 이름에서 한자씩 빌려와 만든 이름 ‘반이정’. 세 글자의 조합도 묘한 느낌을 주지만 ‘반’이라는
희귀한 성에서 느껴지는 막연한 반항심은 평론가라는 직업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