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 인사동. 그 인사동 안에서도 열린 문화공 간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쌈지길. 조금은 쌀쌀한 날씨지만 전통문화 와 함께 은은한 차 한잔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어 김재완(영문·1), 성경민(영문· 1) 학우와 함께 그곳을 찾았어.

인사동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인터넷으로 알아본  정보대로 안국역 6번출구로 나와 인사동길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갔지. 전통찻집 과 고급한식집으로 가득찬 좁은 골목길을 지나자 ‘아, 여기가 인사동이구나’하고  느껴지는 거리가 나왔어. 찬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거리는 사람들 로 가득차 있었어.

때마침 전통혼례를 재현하는 행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한복을 입고 말을 타고 가는 신랑과 그 뒤에 가마를 타고 따라가는 신 부, 그들을 따르는 짐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신기했지. 거리의 사람들은 그냥  보는 것만으론 모자라다는 듯 저마다 카메라를 들고 그 모습을 찍고 있었는데 그에  질세라 우리는 행렬속에 섞여 사진을 찍어댔지. 재완이는 “행렬의 모습을 보니 문 득 나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라며 감상에 젖었어.

조금 걷다 보니 우리 의 시각과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는 것이 있었어. 그것은 바로 찰옥수수호떡이야.  그 근처를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는 저마다 하나씩 들려있었고 한쪽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지. 쌀쌀한 바람에 실려오는 그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는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겐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던 것 같아. 가격은 단돈 500원. 주인아주머니 는 길게 늘어선 줄이 무색하도록 엄청난 속도로 호떡을 만들었고 우리는 기대에 부 푼 마음으로 호떡을 하나씩 받아들었어. 한 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퍼지는 옥수수 의 고소함과 속에 든 꿀설탕의 조화는 쌀쌀한 날씨에 굳어졌던 몸을 사르르 녹이는  듯 했어.

우리는 다시 본래 목적지인 쌈지길을 찾기 시작했어. 길거리에 나와 있는  각종 다기들과 액세서리 등을 구경하며 인사동길을 조금 걷다보니 사람들이 유난히  붐비는 곳을 발견했어. 바로 쌈지길이야. 이름은 ‘길’이지만 그곳은 ‘길’이 아 니였어. 쌈지길은 ‘ㅁ’자 형의 4층건물로 중앙부 지면에는 여러 가지 조형물들이  설치, 공중에는 수많은 우산들이 매달려 있었어. 경민이는 “허공에 걸려있는 우산 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니 색다른 느낌”이라고 말했지. 또 테두리부분의 복도를 따 라가면 액세서리나 의류점, 찻집, 음식점 등 여러 상점들이 있었어. 쌈지길은 단순 한 상가건물이라기보다 곳곳에 예술적인 작품들이 설치된 하나의 미술관같은 곳이 라는 것을 알았어.

이곳 저곳 돌아다니느라 지치기도 하고 잠시 몸을 녹일 수 있는  차 한잔이 생각나 우리는 쌈지길을 나와 한 전통찻집에 들어갔어. 처음에는 너무  비싸지 않을까하고 망설였지만 가격은 4,000에서 8,000원대로 일반 커피숍보다 그 렇게 비싼 편은 아니었어. 찻집 내부의 통로는 기차선로의 모습이었어. 선로를 따 라 자갈을 밟으며 찻집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은 정말 이색적이었는데 재완이는 “ 은은한 조명과 색다른 인테리어의 찻집에서 다시 한 번 내가 인사동에 와있구나 하 는 느낌이 들어”라고 말했어. 우리는 각자 인삼, 모과, 생강차로 몸을 녹이고 다 시 인사동거리로 나왔어.

호떡냄새와 차향기에 이어 우리의 후각을 또 다시 자극하 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달고나’였어. 방금 차를 마시고 나와 1,000원짜 리 달고나 하나도 셋이 나눠먹기에 충분했지.

인사동에 온 기념으로 뭔가 하나 사 고 싶다는 재완이의 말에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했어. 하지만 뭔가 사려고 맘먹고  찾으니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어. 어쩌다 맘에 드는 물건은 너무 비쌌고...  결국 재완이는 십이지신 중 묘신의 상징이 들어간 헨드폰고리를 샀어.

시간은 흘러  어느새 저녁먹을 때가 되서 우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한 식당에 들어갔어.  설렁탕과 뚝배기불고기를 주문했고 우리는 그 냄새와 맛에 감동했어. 경민이는 “ 인사동에 처음 와봤는데 인사동은 여러 가지 냄새로 사람들을 붙잡는 곳 같다”고  말했어.

전통문화와 현대감각이 어우러져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하는 인사동거리와  쌈지길. 날씨가 추워진다고 집안에만 있기보다 각종 문화행사를 통한 볼거리, 냄새 부터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먹거리 등이 가득한 이곳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소요비용 호떡 : 500원×2개 = 1,000원 달고나 :  1,000원×1개 = 1,000원 차 : 5,000원×2잔 = 10,000원 저녁 : 6,000원×2인분 =  12,000원 합계 : 2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