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취업난에 코로나19가 더해져 무기력과 우울이 대학생의 삶에 스며들고 있다. 우울증은 더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학생 우울증 해소를 돕기 위해 우울증 진단법부터 가천인권센터가 운영하는 학생종합상담실 인터뷰까지 담았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코로나19 팬데믹에 취업난 심각… 대학생 우울증 증가
  코로나19 이후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20대에서 우울감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우울증 진료 인원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은 20대이며 전년 대비 28.3% 증가했다.
  20대 우울증 환자가 갑자기 증가한 것은 아니다. 20대 우울증 환자는 취업난이 심각해지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게다가 현재 팬데믹으로 인해 취업난은 더욱 심각해져 우울증 수치 역시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2021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해 취업자 수는 47만 3,000명이 감소했다. 이 중 청년층에서 34만 4,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청년위원회에서 발표한 ‘청년 구직자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울척도검사 결과 응답자의 평균은 23.2점이었다. 우울척도검사 점수는 21점 이상이면 중등의 우울 증상으로 분류한다. 전문가들은 20대 우울증의 원인이 취업난과 고용불안, 경제적 어려움 등이라고 말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이 커져 20대가 받는 정신적인 충격이 크다”고 덧붙였다.
  빠르게 변화한 비대면 생활방식도 20대 우울증 환자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20대 우울증 환자 수가 60대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2만 명 중 20대가 16만 8,000명이다. 2010년 대비 2.9배로 증가해 16만 2,000명인 60대를 넘어섰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대들이 바늘구멍의 역대급 취업난을 겪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원인이지만, 대학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면 교체되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우울증 증상, 자가 진단으로 알 수 있어요
  우울증의 핵심적인 증상은 기분의 부정적 변화다. 우울증 발생에는 유전, 신경생화학적·심리사회학적·신체질환 요인이 얽혀있다. 이 영향으로 집중력과 주의력 저하, 불안, 초조 등의 과민성 반응도 나타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식사장애와 에너지 저하와 같은 신체기능의 교란은 우울증 증상의 중등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가벼운 우울 증상이나 일시적인 스트레스 증상이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속적으로 지장을 준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을 것을 추천했다.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정도의 우울한 상태일 경우 ‘주요우울장애’로 진단한다. 주요우울장애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1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대인 관계, 사회생활 그리고 직업적인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10%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보다 우울한 증상이 가볍거나, 우울한 증상의 지속기간이 짧은 경우를 ‘경도우울장애’라고 한다.
  우울증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종합적인 판단으로 이뤄진다. 대부분 신체·혈액·심리검사를 기반으로 진단한다. 자가 보고식 설문지를 통해서도 우울증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볼 수 있다. 설문 결과에서 우울증이 의심되는 경우 의사와의 전문적인 상담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우울증 선별검사·자가 진단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척도는 ‘CES-D 척도’다. 16점 이상이면 경증의 우울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21점 이상이면 중등도의 우울 증상을, 25점 이상이면 중증의 우울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심해볼 수 있다.

올바른 정신건강 돕는 교내외 프로그램 많아
  가천인권센터는 진로·대인관계와 관련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우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가천인권센터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불안·걱정의 해소 방법이 궁금한 학우들을 대상으로 ‘코로나로 인한 일상생활 속 불안 다루기’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이해하고 대처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주된 프로그램 내용이었다. 이외에도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스트레스 관리 특강’은 스트레스의 원인과 관리방법을 알려줘 학우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줬다. 이와 같은 가천인권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WIND 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다. 가천인권센터는 심리검사·개인상담·집단상담도 진행해 학우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교육부는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해 대학생 마음건강 지원 방안으로 대학 내 상담센터·대학혁신지원사업비 관련 정책을 마련했다. 대학생 대상으로 정신건강 진단 검사를 하고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해 학우들을 관리하도록 했다.

“마음의 고민 있다면 언제든지 학생종합상담실로 오세요”

김빛나 가천인권센터장

정신건강이 왜 중요한지
  신체적 건강 못지않게 정신건강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느낀다. 이는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욱 영향이 크다. 직접 전염병에 감염되거나 신체적 문제를 겪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변화된 일상과 대학 생활로 인해 크고 작은 심리적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불안증세와 예민함, 무기력을 표출하는 학생들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있어서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잘 돌보는 것은 중요하다.

정신건강 위해 학우들에게 권장하는 것은
  이 문제는 많은 학자가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예로 들어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생각의 변화다. 대부분 상황에는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여기서는 현재 상황에서의 실보다 득에 집중해 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관계유지다. 가족·친구 1명이라도 나를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힘든 상황에서도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세 번째로 영양과 수면을 들 수 있다. 좋은 식이습관과 수면패턴, 규칙적인 운동 등을 유지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다.

학생종합상담실은 어떤 일을 하는지
  글로벌·메디컬캠퍼스 모두 학생종합상담실이 운영되고 있고 심리상담에 공인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상담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개인상담과 심리검사는 나이테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그 외에 집단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또래 상담자를 양성하는 ‘마음이음’과 연중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찾아가는 상담실’, ‘불안집중 워크숍’이 있으며 WIND 시스템으로 신청 가능하다. 재학생에게는 이러한 양질의 프로그램들이 모두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졸업 전 경험을 추천한다.

앞으로의 프로그램 운영 계획은
  앞으로도 학생종합상담실은 지금처럼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개발하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이달에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미술치료 워크숍이 열릴 예정이고 여름방학에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MBTI 프로그램이 운영될 계획이다.

가천대 학우들에게 한마디
  대학생의 특권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젊음’이다. 하지만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에 전념해야 할지를 불확실성 속에서 결정해 나가야 하는 막막함이 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느껴지는 마음의 문제가 있거나 나의 성격이나 잠재력에 대해 궁금해질 때 학생종합상담실을 찾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