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가정교육의 기능, 즉 사회성과 인간성 교육이 약화되면서 그 기능이 점차 다른 기관으로 위임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을 대신해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성, 인간성을 육성해 주는 곳은 어디일까? 여러 곳이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유치원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이돌보기다’라는 말이 있듯이 유치원 운영이란 보통일이 아니다.

유치원 일을 시작한 계기부터 힘든 점과 직업에 대한 보람까지…

현재 논현동에 위치한 ‘사과나무’유치원 원장을 맡고 있는 구미경(경영·87) 동문에게
물어보았다.

 일을 시작한 계기와 ‘사과나무’의 의미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15년전 시누이가 운영하고 있던 지금의 유치원을 인수하게 되면서 부터다.

기존의 명칭을 바꾸고 ‘사과나무’라고 정한 뒤 본격적으로 이곳을 운영하게 됐다.

‘사과나무’라는 이름을 짓게 된 계기는 기존의 ‘oo유치원’ 같은 틀에 박힌 이름이 식상해서였다.

유치원 사업을 인수하면서 어떤 이름을 지을까 고민하다가 동화 ‘아낌없이주는나무’가 생각났다. 그래서 동화 속 나무의 실제 품종인 ‘사과나무’로 짓게 되었다.

힘든만큼 보람있는 유치원 일

아이들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이라고 하는데 때문에 정말 예기치 못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

그동안 크고 작은 일이 많았지만 그것들의 대부분은 안전사고였다. 이 때문에 언제나 안전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유치원 경영의 경우 학교에서 배운 조직관리나, 인사관리 부분이 유치원 선생님을 선발하고 관리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유치부뿐만 아니라 3살부터 5살까지의 영아도 있는데 아이들은 몇 달 사이에 눈에 띌 정도로 쑥쑥 자라기 때문에 커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또 약간의 문제점을 보였던 아이들이 유치원에 잘 적응하면서 성격이 원만해지고, 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부모와 찾아올 때면 기분이 좋다.

또 일을 한지 벌써 15년째라서 중·고등학생이 된 아이들도 많은데 길을 가다 우리 유치원을 졸업한 아이들을 보면 예전 기억이 나곤 한다.

유치원 선생님을 뽑을 때

유치원 선생님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인상이라 생각한다.

첫인상으로 모든 걸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 또한 선생님의 첫인상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실력보다는 첫인상과 인간성, 즉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본다.

대부분의 유치원 선생님들이 유아교육과나 보육과, 아동학과를 나온다. 이러한 전공을 한 사람들은 다방면으로 많이 배워서 왔지만 직접 일을 하다보면 전공지식 뿐 아니라 아이들과 학부모와의 관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때문에 복지나 상담등을 위해 카운슬러 자격증이나 사회복지사 자격증 등을 따두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격증이나 능력보다도 마음가짐이다. 상업성이나 수익 이전에, 아이들을 다루는 일이므로 적성에 맞아야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아교육의 현황

현재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사업이 보건복지부에서 여성부로 넘어가면서 과도기 상태를 맞은것 같다.

국가에서는 공교육을 강조하지만 이것이 재정문제나 기타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현실과는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자신의 경영 및 교육철학

나는 인적자원을 가장 중요시 한다.

선생님의 자질과 관심이 최신 시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부형들의 생각도 같은 것 같다. 이를테면 졸업한 아이의 친척동생을 소개시켜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만족을 표현한다.

교육의 경우 기존의 놀이공원같은 놀이 위주의 교육 보다는 도시에서 체험하기 힘든 자연친화적 교육을 강조한다.

그 일환으로 양재동에 위치한 은빛농장으로 체험학습을 간다.

또한 자연친화적 교육 활동뿐만 아니라 외부 선생님을 초대해 영어나 미술, 음악등을 가르친다.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유치원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구 동문. 힘들어도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걷고 있는 모습을 보니 ‘사과나무’ 유치원 어린 아이들의 미래가 밝아보였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져주는 훌륭한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