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

  이신희(전기1·오른쪽)

  김희중(행정2·가운데)

  김형민(전기1·왼쪽)

  드라마의 자극성과 상업성 그리고 허구성에 대해 논란이 많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골든 크로스’에서는 연예인 지망생이 고위 공무원에게 성상납을 한 뒤 둔기에 타살되는 장면이 생생하게 노출됐다. 15세 이용가인 드라마에서 이런 자극적인 장면이 방영되어야 했는지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드라마 ‘기황후’의 주인공 기승냥은 원의 황후가 되자 고려를 탄압한 인물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그녀를 우상화된 영웅으로 묘사해 이를 두고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작년에 종영된 드라마 ‘아이리스2’가 과도한 PPL(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영상산업의 규모가 대형화되고 정교해지면서 영화, 드라마 등에 자사의 특정 제품을 등장시켜 홍보하는 것)로 시청자들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점점 자극적이고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드라마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드라마의 내용이 점점 자극적 상업적으로 변해 간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신희(이하 이) : 요즘 방송사들이 너도나도 자극적인 드라마를 방영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런 드라마들을 보면 획일화된 것 같다. 소재가 비슷하고 이야기도 뻔히 예상된다. 점점 자극적,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드라마에 대해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 방송 내용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 창달과 올바른 이용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설립)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희중(이하 김A) : 드라마가 점차 상업적으로 변해 흐름의 집중에 방해가 된다. 드라마를 보는데 특정 상품이 너무 길게 화면에 잡혀있어 시청에 방해가 됐다. 방송사들의 과도한 상업적인 의도가 시청자들의 드라마를 즐길 권리를 뺏고 있다.  

  김형민(이하 김B) : 요즘 드라마의 한 코드로 자리 잡고 있는 막장 드라마는 자극적인 전개과정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자극적인 전개 요소에는 뻔한 줄거리가 많아 지겹게 느껴진다. 외국 드라마 ‘워킹데드’나 ‘셜록’, ‘왕좌의 게임’ 등은 그래픽도 화려하지만 특히 내용이 탄탄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다. 그에 반해 한국드라마는 드라마의 본질적인 존재 이유보다 방송사의 상업적인 이윤만을 채우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구성한다는 느낌이 든다.  

  - 드라마의 허구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 작가의 상상력을 통한 드라마인 만큼 나오는 이야기 상 허구성은 있을 수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진행상 모순이 생기지 않는 한에서 작가의 고유 권한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진행할 때 지나치게 상식 밖의 행동이 생기게 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눈 밑에 점만 찍었을 뿐인데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의 설정이 당황스러웠다.  

  김A : 허구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관대하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기황후’처럼 역사적인 논란이 있을 수 있는 허구성이라면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무분별하게 수용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김B :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같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점이 드라마를 통해 펼쳐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의 허구적인 요소들이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의 느낌을 줘 현실의 피곤함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방송사가 이런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에 대한 시청자로서의 생각은.  

  이 : 방송사의 입장에서 자극적인 드라마가 단기적으로 볼 땐 상업적으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드라마가 성행되다보면 결국 이에 지친 시청자들이 방송사에 대한 신뢰를 잃고 드라마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김A : 시청자의 욕구가 방송사의 드라마 제작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타방송사와의 시청률 경쟁으로 방송사는 자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드라마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시청자들이 실천적으로 그러한 드라마를 보지 않아야 한다.  

  김B : 드라마 ‘기황후’처럼 역사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다룬 드라마가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의식이 잘 잡혀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으므로 방송사의 팩션(사실과 픽션이 합해진 말로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일대기에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꾸며낸 것) 제작은 인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