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 박성호(나노물리 1·좌) 김형주(나노물리 1·가운데) 정요한(나노물리 1·우)

 대체휴일제란 공휴일이 다른 휴일과 겹치는 경우에 휴일이 아닌 날을 더 쉬도록 하는 제도이다. 공휴일 이월제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1월에 음력설 공휴일을 확대하면서 이 제도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설 연휴와 국군의 날에서 개천절로 이어지는 연휴가 늘어나면서 휴일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았다. 그래서 국군의 날이 공휴일에서 빠지고 추석, 설 연휴를 3일로 고정하면서 21개월만에 대체휴일제도가 폐지됐다. 현정부는 이 제도를 다시 시행하기로 하고 한 달 간의 예고기간을 거쳐 올해 10월부터 시행한다. 설, 추석 연휴와 어린이날에만 적용하며 다른 공휴일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또한 어린이날의 경우는 토 일요일 모두 대체휴일이 적용되지만, 설, 추석 연휴의 경우에는 토요일은 제외하고 일요일에 겹친경우만 대체휴일을 적용한다. 이 제도의 시행을 통해 향후 10년간 11일의 휴일이 늘어난다.

-대체휴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가.

정요한(나노물리 1): 긍정적이다. 대체휴일제는 증가된 휴일로 인한 내수증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OECD국가들 중 노동시간 대비 생산성이 낮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휴식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에 따른 부수적인 생산성 증가 역시 기대할 수 있다.

박성호(나노물리1): 우리나라의 공휴일은 16일로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많은 편에 속한다. 대체휴일제가 시행되면 정규직은 휴일근로 수당으로 소득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일용직 노동자나 자영업자는 일자리 감소 및 소득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또한 추가로 지정되는 휴일은 기업의 생산에 차질을 만들어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

김형주(나노물리 1): 이전에도 이 제도를 만들었다가 폐지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한 달 간의 예고기간은 너무 짧다. 그래서 우선 공기업,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시행이 이뤄져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된 후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시행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예상되는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보는가.

정: 대체휴일제를 실시함으로써 얻는 내수 증가 효과는 기업의 손실보다 크다. 또 우리나라가 OECD국가들 중 노동시간은 가장 많으나 시간에 비해 생산성이 지나치게 낮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일에 집중하기 쉬워진다는 일반적인 통념에 비추어 볼 때 대체휴일제도가 가져오는 휴식시간 증가는 단순히 기업의 손실로만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박: 향후 10년간 대체휴일제로 늘어나는 휴일은 11일밖에 되지 않는다. 또 ‘월요병’이라는 현상이 있는데 휴일이 늘어난다면 ‘화요병’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지 않을까. 게다가 우리나라 경제의 주축이 수출 위주의 제조업인 점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의 부담이 커진다.

김: 일본에서는 1973년에 이 제도를 시행했다. 제도가 시행된 후 1985년엔 징검다리 연휴에 국민의 휴일이라는 공휴일을 적용해 휴식시간을 늘렸다. 휴식시간의 증가가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휴식시간을 늘리려 하는 것이 아닐까? 미국, 영국, 독일 등은 공휴일을 특정요일로 정하여 주말과 겹치는 것을 피한다.

-대체휴일제가 시행된 후, 발생할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은.

정: 물론 기업의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휴일이 늘어남에 따른 부담 증가는 큰 문제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대체휴일제도를 반대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정규직 계층과, 일용직 노동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의 소득격차 증가인데 양극화 문제는 복지제도의 개편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박: 최근 국제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우리나라 안에서도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추세다. 일년에 단 하루 늘어나는 휴일이 내수 진작에 얼마나 큰 효과를 미칠까.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말을 어떻게 지내는지로 생각해 본다면 이미 시행이 확정됐지만 예상되는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계속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김: 이미 예전에 한번 폐지된 제도이고 당시에 제기된 문제가 ‘휴일이 너무 많다’였다. 시행 21개월 만에 국군의 날이 공휴일에서 빠지고 2006년 주 5일 근무제가 되면서 같은 이유로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빠진 선례들을 보면 다음에 제외될 공휴일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무작정 휴일부터 늘리는 것 보다 기업의 근무시간대비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