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번트 증후군은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종종 사용된다. 영화 ‘레인맨’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최근 이 증후군을 가진 레지던트 박시온(주원 분)이 소아외과에서 일하는 일화를 담은 드라마 ‘굿닥터’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서번트 증후군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서번트 증후군은 무엇일까?

 

 서번트 증후군은 발달 장애나 자폐증과 같은 뇌기능 장애가 있지만 암기와 미술, 음악 등 특정 분야에서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회성이 부족해 주로 혼자 지내려 하고 의사소통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특정 행동을 반복하며 간질 발작을 보이기도 해 사회생활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자폐증이나 지적 장애 환자의 2000명 중 1명꼴로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자보다는 남자의 비율이 높다.

 

 보통 이런 사람들을 ‘배우지 않고 터득한 기술을 가진 바보’란 뜻에서 ‘idiot savant’라 부른다. 실제로 이 증후군이 있는 영국 화가 스티븐 월셔는 헬기를 타고 20여 분 동안 바라본 뉴욕의 전경을 암기해 3일 만에 그려냈는데, 건물의 위치는 물론 창문의 개수도 정확해 화제가 됐다. 또 영화 ‘레인맨’의 실제 주인공인 킴 픽은 IQ는 70이지만 만 권에 가까운 책의 98.7%를 외우는 우수한 암기 능력과 슈퍼컴퓨터보다 빠른 암산 능력을 보인 반면 16살이 되어서야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었다.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좌뇌의 손상과 우뇌의 보상이론’이다. 좌뇌의 손상으로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우뇌가 발달함에 따라 우뇌의 능력이 좌뇌를 보완하는 강력한 보상작용이 일어나게 되고 그것이 특정한 분야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종종 서번트 증후군과 자폐증을 동일하게 보는 경우가 있다. 흔히 서번트 증후군이라 하면 자폐증의 특징인 어눌한 말투와 불안정한 몸짓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둘은 다르다.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사람 중 자폐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 생긴 오해이다. 서번트 증후군은 자폐 증상이 아닌 다양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전반적인 발달 장애이나 자폐증에 대해 통합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정신적·심리적 안정이 된다면 사회생활도 가능하다.

 

 유사한 질병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증상 또는 정신 장애를 보이며 사회성이 결여되고 반복적인 행동 문제를 보이는데 천재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서번트 증후군과는 다르게 인지 발달이나 언어 발달이 늦춰지지 않는다.

 

한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