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3일 앞둔 지난 5월 15일 종편 TV조선과 채널A가 1980년 5ㆍ18 때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

 특히 채널A의 시사교양프로그램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서는 북한군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가 출연해 당시 광주에 침투해 활동한 뒤 북한으로 복귀했다고 말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종편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대두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두 채널에 대해 법적 제재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규제 수준이 정해지지 않아 방송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언론의 역할이다. 당시에는 비상계엄 상태이어서 정확한 상황이 보도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5공 청문회와 취재기자들의 증언을 통해 한때 떠돌던 북한군의 개입 여부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도 이런 발언들이 무분별하게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안타깝다.

 27일 동안 이어진 광주시민의 항쟁은 ‘폭동’이 아니라 분명 용기있는 ‘민주화운동’이었다. 일부 언론의 행태는 역사적 심판이 내려진 사안에 대해 유족뿐 아니라 관련자들에게 다시 상처를 준 것이다.

 언론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건강한 여론을 형성을 하고 올바른 의제를 설정하는 것이 제대로 된 언론이 할 일이다. 일부 종편의 방송은 의제설정 기능의 실패사례의 단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다. 당시의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33년이 지난 현재 5ㆍ18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것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둘째,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확하고 분명한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현대인의 역사의식 수준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일간 베스트 게시물(일베)’는 큰 위험이다. 최근 일베에는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게시글이 많이 올라온다. 일베를 자주 접하는 청소년들은 역사의식이 투철하지 못해 부정확하고 선동적인 글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일베 게시물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강력한 대처가 없었던 것 또한 왜곡된 역사 정보들이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었던데 일조한 것이다. 일베의 역사 왜곡 게시글을 표현의 자유라고 할 수는 없다. 왜곡된 글을 읽는 많은 사람의 역사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