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일본 아베 총리의 취임과 함께 엔저(低)가 빠르게 진행되고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의 일본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 때문이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총리의 이름인 ‘Abe’와 경제를 뜻하는 ‘economics’의 합성어로써 자국 통화인 엔(￥)화를 무제한적으로 공급하여 엔저를 유도해 수출을 늘리고 그에 따른 기업의 투자증가와 재정확대로 경기를 부양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일본경제를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이렇게 시중에 통화를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는 엔저정책은 일본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강화시켜 자동차, 철강 등 서로 중복되는 수출품이 많은 한-일간의 특수성에서 기인해 국내 수출업계에 커다란 타격을 주고있다. 하지만 아베총리 취임이 불과 5개월 밖에 안된 지금 시점에 이 타격들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지금껏 초엔高현상을 버텨온 노련한 일본 기업들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적극적인 엔저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일본의 국가부채가 GDP의 2배가 넘고 인플레이션 유도에 따른 금리상승과 물가상승을 우려할 때 장기적인 안목에서 아베노믹스의 성공여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을 정도로 강한 추진력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아베총리를 통해 일본국민들이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이미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월 새 정부가 출범했다. ‘근혜노믹스’로 대변되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들은 하나같이 두루뭉술하다. ‘창조경제’, ‘경제민주화’ 등 제시된 목표들은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 때 단골로 받는 질문이 됐다. 하지만 지금껏 속 시원히 이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는 정부 관계자가 없다.

 국민들은 MB정부가 표방한 ‘대기업 밀어주기’에 지쳐있는 상태다. 축 늘어져있는 국민을 일으키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아베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진 일본의 사례에서 길을 찾아보자.

 국민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강한 추진력으로 일관되게 국민을 끌어 준다면 경제회복의 가장 중요한 주춧돌인 정부-국민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아베노믹스와는 또 다른 ‘근혜노믹스’가 국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제사회에서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유지환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