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남 경상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남한의 기술·세계적 판매망, 북한의 값싼 노동력 결합

 시너지효과 극대화로 남북이 잘 먹고 사는 초석되어야

 빠른 시일 안에 공단 운영 정상화해 남북이 윈·윈하자

 남북 경협의 대표적인 산물이자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 운영이 중단위기에 처해 있다.

 남북이 개성공단을 운영하기로 한 목적은 여러 가지 있겠으나, 국제통상 분야의 시각에서는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국제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의 면모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대부분의 기업은 노동집약적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이다.

 과거 1960년대 한국의 수출 효자 품목은 봉제 의류, 가발, 어패류 등과 같은 노동집약적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한국의 기술수준과 인건비 수준이 낮았기에 그러했다.

 그러나 지금의 수출 효자 품목은 기술과 자본집약적인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제품들이다.

 현재의 인건비 수준으로 노동집약적 제품을 생산해 봐야 국제경쟁력이 없어 더 이상 수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한의 기술과 세계적인 판매망, 그리고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결합하여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방법의 좋은 모델이 바로 개성공단이다. 남한은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노동집약적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여 수출을 늘릴 수 있다.

 반면에 북한은 남한에 제공한 노동력에 대한 보상으로 연간 약 1억 미국 달러 정도의 외화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 처럼 남북이 상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의 의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제현실을 고려할 때 개성공단이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무역이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경제성장이 10% 된다면 9%가 무역을 통해서 얻은 결과라는 뜻이다.

 그 만큼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로서 무역 없이는 발전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기에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국제협력 모델인 개성공단의 정상 운영은 개성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의 생존에 절실함은 몰론 한국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무역확대 회의’에서 대통령이 강조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개성공단과 같은 국제협력의 필요성과 효과는 이론적 입증도 가능하다. 무역이론의 고전인 ‘아담 스미스의 절대생산비 이론’, ‘데이비드 리카르도의 비교생산비 이론’, ‘존 스튜어트 밀의 상호수요이론’ 및 해외직접투자 이론 등에서 무역과 국제협력의 필요성과 효과를 설명하고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때 순기능 또는 역기능만 있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은 너무 쉽다.

 하지만 장점과 단점,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현상에 대한 의사결정은 전체적인 득실을 감안하여 결정하는 ‘절충의 미학’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작금의 개성공단 위기는 정치적 측면과 국제통상적 측면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는 처지이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의 임금으로 받은 외화가 북한 지도부의 통치자금 내지 핵개발 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개성공단 운영 정상화의 장애 요인 중의 하나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수입금을 경제발전에 투자하는 대신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장을 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 할수록 북한 주민들의 기초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역사적인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백성들이 먹고 사는 것이 고단할 때 민중봉기가 일어나곤 했다. 북한도 주민들의 먹을거리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주민들의 동요로 인해 체제 유지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핵을 포기하고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개성공단과 같은 대외협력을 확대하여 경제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주민들의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다면 체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 북한의 많은 주민들이 남한은 ‘미제 앞잡이’가 아니고 북한도 ‘지상 낙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탈북 주민들이 그 예이다.

 무역과 투자 확대가 국가 발전의 초석임을 인식하여 개성공단 위기가 국제통상적 측면에서 해결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됨으로써 남북의 모든 한민족이 잘 먹고 잘 사는 날이 빨리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류가 아브람함의 자손이듯 한민족은 단군의 자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