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

 민경모 (컨벤션 산업 3)

 신지원 (운동재활 2)

 김용현 (간호 2)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에 대한 법률(이하 택시법)’의 국회통과를 외치는 택시업계의 주장이 거세다. 반면 일정한 노선과 운행시간표 없이 소수의 승객만을 운송한다는 점에서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런 주장에 택시업계는 택시가 대중교통이용이 불편한 사회적 약자의 이동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대중교통의 보완재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반박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해야합니까?

 김용현(이하 김) : 택시 25만대 가운데 16만대가 개인택시이다. 즉 개인소유의 자동차로 이익을 추구하는 자영업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요금이 정형화하지 못했고, 시외로 나갈 경우 임의로 시외요금을 덧붙이는 택시도 많고, 새벽에는 아예 미터를 켜지도 않는 채 운행하는 택시도 적지 않다.

 더욱이 택시는 일정한 노선과 운행시간이 없고, 불특정 다수를 운송하지 않는다. 일부 승객을 위한 운송수단이자, 자영업 형태인 개인택시가 다수인 ‘특별한’ 운송수단일 뿐이다.

 민경모(이하 민) : 택시는 자동차가 없는 많은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1,0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고, 수송 분담률도 최소한 30%는 된다. 또한 택시는 버스나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 새벽1시 이후에는 자가용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일한 운송수단이다. 그러니 버스나 지하철의 대체재, 보와재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다. 게다가 택시는 하루에 24시간 가동한다는 점에서 공공재적 성격도 갖고 있다.

 신지원(이하 신) : 택시법은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 받아 안정적으로 재정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 택시업계가 밀고 있는 법안이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얻으려는 국회의원들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이기도 하다. 이런 경과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법안은 ‘표 몰이’만을 염두에 둔 포퓰리즘 법안의 전형이다. 택시를 이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성 폭력 등 범죄 예방책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일 수도 있다. 또한 택시 수요보다는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 택시법이 통과되면 결과적으로 국가의 재정 낭비로 이어진다.

 - 택시법이 통과되어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이 된다면 어떤 변화가 발생하게 될까요?

 김 : 택시법의 실질적 혜택을 받는 곳은 택시회사이다. 그래서 아무리 택시법이 통과된다고 해도 기사 개개인이 누리는 혜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택시기사에게 큰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사납금 체계를 바꿔야 하는데, 이것은 택시법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또한 현재 거론되는 택시법 내용에는 택시회사가 보유한 택시 숫자대로 보조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크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택시 숫자를 늘리려 할 것이니 교통체증 심화라는 부작용이 불을 보는 듯하다.

 민 :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된다면 택시 승강장, 환승시설의 개선, 그리고 택시업계의 구조조정과 경영개선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또한 연료인 LPG에 대한 유류지원금을 늘려 LPG 가격이 인하되면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안정적 수익도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 : 택시법이 통과된다면 환승제, 준공영제를 시행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택시와 버스의 환승이 가능해져서 이용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당장 편해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가 보조해야 할 지원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또한 택시법 통과가 부를 버스업계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택시업계에는 정부와 지자체를 합쳐 연간 7,000억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법이 통과돼 봐야 택시업계에만 이익을 줄 뿐 국민과 택시기사의 복지 개선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 국민 65.8%가 택시는 대중교통수단이 아니라고 보는데, 택시법을 대체할 어떤 수단이 있을까요?

 김 : 택시가 필요한 이유는 새벽에 집에 들어가시는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대체법안이 고려하고 있는 것들 중의 하나가 심야버스제도다.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심야버스를 운행하면 택시에 2조원을 지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적은 돈으로 국민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 : 만약에 택시법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대체법안인 택시지원법에 의존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잘사는 사회를 원하고 있다. 누군가 조금 피해를 본다고 남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사는 Win-Win 전략으로 택시지원법이라도 꼭 시행되었으면 좋겠다.

 신 : 택시업계의 재정확보도 중요하기 때문에 택시지원법을 택시법 대신 실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택시기사의 복지 혜택을 늘리고, 장시간 근로를 막고, 운수 종사자 복지기금도 설치해야 한다고 본다. 개인택시를 순차적으로 없애고 법인택시 가운데 빈차는 규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노선으로 운행하도록 한다면 국민들의 공감도 얻으면서 택시업계와 기사도 같이 살릴 수 있는 공생의 방안이 되리라고 본다.

신관홍, 임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