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이 결여된 사법부

법이란 국가권력에 의하여 강제되는 사회규범이다. 살아가면서 꼭 지켜야 하는 것 중 하나이며 우리는 그 법을 따르며 살고 있다. 하지만 법이 아무리 잘 짜여 있다고 해도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어떨까. 실제 사건을 근거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의 법정공판은 그 단적인 예시를 보여준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성균관대 수학문제에 오류가 있었다. 이에 대학은 침묵하려 했으나 수학과 김경호 교수는 학우들의 성적이 달라지므로 반대를 했다. 그에 따른 보복성 재임용 거부 및 이로 인한 교수직을 박탈당하고 교수 재임용에 대해서 재판을 했지만 패소했다. 그에 부당하다고 느낀 교수는 석궁을 들고 판사에게 위협했지만 도리어 이 계기로 사회기득권 세력들의 눈 밖에 나 김경호 교수의 주장 및 박준 변호사의 혈흔검사, 피해자 소환 등의 요청을 전부 기각해 버린다. 팔도 안으로 굽는다고 경찰의 증언만 맹신하고 김 교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장면에서는 사법부세력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서로 돕는 부패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라는 대사는 관객에게 공감과 분노를 안겨준다.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독설을 서슴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김 교수. 그 힘겨운 사법부와의 싸움에서 결국 패소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며 끈기 있게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굽히지 않는 김 교수의 모습은 부정부패들이 낱낱이 드러나고 해결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열망을 부추기기에 충분했다.

부러진 화살이 기자에게 전하는 의미는 사법부의 부패, 불합리성 그 이상이다. 현실의 모순을 정면으로 지적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길을 트는 것이 언론의 역할임에도 이 영화에서는 그 책임을 이루지 못했다. 재판을 하기도 전부터 김 교수의 행위를 사법부에서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테러’로 규정했다. 그러나 언론은 사건의 사실에 주목하기보다 그저 사법부의 내용만을 그대로 받아들여 기사로 내는 모습을 보였다. 진실을 끈질기게 접근하고 파헤쳐야 하지만 기득권 세력의 압박으로 결국 국민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야 하는 언론, 정의를 수호하고 법질서를 지켜야하는 사법부의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