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7 cm, 웬만한 남자들보다 얼굴하나 차이나는, 가진건 꿈밖에 없던 사나이. 바로 달인 김병만이다. 최근 대세로 떠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좋은 필력은 아니지만 '꼬맹이' 그의 책에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김병만은 2007년 12월 ‘와인감별의 달인’을 시작으로 3년 9개월이 넘게 매주 다른 주제로 약 250여개의 달인을 하고 있다. 달인은 진지함과 함께 엉뚱함으로 툭 던지는 코멘트와 슬랩스틱, 신기에 가까운 묘기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 전까지 그는 한 낯 무명의 개그맨일 뿐이었다.

 고등학교 졸업후 개그맨의 꿈을 갖고 서울로 상경한 김병만은 찢어지게 가난한 형편 때문에 온갖 고생을 하며 지냈다. 집이 없어 체육관에서 발차기 사범을 하는 조건으로 냄새나는 체육관 매트에서 잠을 자고 씻을 곳이 없어 새벽 공중화장실에서 홀딱 벗고 목욕을 하였다. 극단 생활을 할 땐 먼지쌓인 무대에서 몇 달간 밤을 지내기도 하였다.

 힘듦과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그의 집념은 대단하였다. 어릴적 작은 키 때문에 놀림을 받는 것이 싫어 운동을 독학하였고 데뷔 초 개콘 녹화당일 발목을 접질러 절뚝거리며 걷는 상황에서도 공중돌기를 하였다. 방송사 통틀어 8번만의 시험 끝에 개그맨이 되었다. 개그맨이 되고 나서도 무대에서 죽을 각오로 살았다는 그에게 지금 받고 있는 사랑은 노력에 대한 당연한 열매이다.

 몇달전 피겨스케이팅 경연프로그램에서 그는 찰리채플린 분장을 하고 착지를 잘못해 발목 인대가 다쳐 무릎을 꿇고 몸을 지탱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모습을 본 김연아 선수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너무 아프지만 감동을 줄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고 한다. KBS이응진 드라마국장은 김병만을 이렇게 평가했다. “하고많은 개그맨 중에 사람을 울리는 개그맨이 있던가? 나는 김병만 밖에 보지 못했다. 그는 날 울리는 코미디언이다. 그래서 김병만을 좋아한다”

 이 책의 소제목은 4개이다. ‘가진 건 꿈밖에 없었습니다’,‘될 때까지 했습니다’,‘쉬지 않고 했습니다’,‘기어서라도 가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런 글귀가 있다.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이 아직 멀다’ 그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앞으로 걸어갈 길, 꿈밖에 없더라도 쉬지 않고 될 때까지 기어가는 거북이처럼 멈추지 말고 나아가보면 어떨까. 

박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