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뜨거운 한 여름동안 우리학교 학군단 후보생들은 4주 동안 열심히 하계입영훈련을 받았다. 이들은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어떤 훈련을 받았으며 그로 인해 무엇을 얻었을까? 한 후보생의 수기를 통해 여름보다도 더 뜨거웠던 그들이 훈련 이야기를 들어보자.

2008년 8월 4일. 다른 학우들은 산과 바다를 누비며 여름방학을 만끽하고 있을 때, 우리는 군장을 싸고 논산으로 향했습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다들 조금은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논산훈련소는 대한민국 육군 신병의 대부분을 양성하는 곳이니 만큼 엄청난 규모의 훈련시설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지난겨울 2주 동안의 훈련을 통해 배운 것을 기반으로 이번 4주를 통해 진정 강한 전사, 강한 소대장에 한발 더 다가서겠다고 굳게 다짐을 하고 각자 교육대로 흩어졌습니다.
체력측정을 시작으로 훈련소 생활은 첫날부터 분주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자율체력단련과 태권도를 통해 꾸준히 체력을 단련해 왔기 때문에 타학교 후보생들보다 자신 있었습니다. 실제로 체력우수자로 교육대장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숨이 넘어갈 듯 한 체력측정과정에 모두들 열심히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나는 경원대 후보생을 대표하고 있다’고 되뇌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k-2소총은 대한민국 군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지급되는 총인만큼 이를 다루는 것은 육군에게 중요합니다. 때문에 20발 중 18발 이상을 맞춘 사람은 특등사수라고 부르며 포상이 있습니다. 어떤 훈련보다도 기록의 차이가 명확하게 눈에 띄는 만큼 한 발 한 발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한 결과, 20발 모두를 맞춰 학군교 학교장상을 받았습니다. 2,000여명이 넘는 후보생 앞에 ‘사격최우수! 경원대학군단 후보생 오규성’이라고 울려 퍼지는 순간,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이번 훈련 중 가장 힘든 과정을 뽑으라면 단연 각개전투와 야간행군일 것입니다. 각개전투는 개개인의 전투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훈련으로 가장 실전에 가까운 훈련이기에 강도 높게 진행됐습니다. 힘들었지만 가장 실전과 비슷한 훈련이라 재밌게 임했습니다.
야간행군을 하는 날,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40kg이 넘는 군장을 매고 30km를 걸었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을 걸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할 것 같았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군장과 점점 무거워지는 발걸음, 행군상황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 때문에 정신없이 걸었습니다. 그렇지만 장교후보생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었기에 고개와 허리를 숙일 수 없었습니다. 훗날 소대장이 되면 소대원들이 나 하나만 바라보고 걸을 것을 생각하니, 힘들어도 힘들어 할 수가 없었습니다.

행군을 마치고 훈련소로 돌아와 함께 걸었던 동기들과 서로 끌어안으며 기뻐했습니다. 각자 다른 학교에서 모여 이곳에서 만난 후보생들이였지만 함께 힘든 과정을 헤쳐나가면서 동기애를 느꼈습니다.
4주간의 훈련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30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는 폭우, 집에서 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과는 달리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던 훈련이었기에 많은 것을 배운 계기가 됐습니다.
잠시 쉬는 동안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 수통의 미지근한 물 한 모금, 훈련을 마치고 하는 샤워 등 모든 것이 소중했습니다. 또 그간 잘 느끼지 못했던 부모님의 사랑과 총장님이 베푸신 은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던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흐르는 폭염 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모두 소화해냈습니다. 혼자라면 못했을 지도 모르는 것들을 함께 해준 동기 후보생들을 보면서 더욱 힘을 내어 열심히 임했습니다.

경원대를 대표한다는 마음은 저에게 사명감을 심어줬으며 이번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총장님이 베푸신 은혜에 보답한다는 생각에 어떤 힘든 순간도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모든 훈련이 끝나고 육군훈련소를 떠나는 날, 남들은 집에서 편안한 방학을 보낼 때 이 모든 것을 이겨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자신감은 앞으로 우리 후보생들의 자부심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충 성!
 

오규성(건축설비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