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가 많은 빌딩가나 대학가를 지나다보면 ‘놀부’라는 이름의 음식점이 자주 눈에 띈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순수 국내외식브랜드로서 외국계 업체에 당당히 맞서고 있고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현재 국ㆍ내외 610여개의 가맹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6,000 억원의 매출을 이루고 있는 국내 최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는 우리학교 대학원 관광경영학 박사 김순진(06) 동문이다. 그의 약력을 보면서 사업가로서의 성공과 뒤늦게 시작한 학업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놀부’라는 이름이 특이한데 어떻게 만들었는가?

처음 보쌈집을 열고 간판을 내걸기 전 매일 고민했다. 그러던 중 한 손님이 보쌈을 상추에 크게 싸서 한입 크게 넣고 먹는 모습이 놀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점포이름으로 결정하게 됐다. 벌써 20년 전이고 그 당시 ‘놀부’는 악인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현대적 의미로 본다면 적극적이고 자립적인 태도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며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진취적인 모습의 현대인과 부합되는 인간형이다. 또 흥부보다 더 인상적이며 역발상을 통해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더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사업이 많이 확장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일들을 추진 중인가?

외식사업과 연계된 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외식사업을 기반으로 한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은 생산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에 대한 한 가지 방편으로 현재 제2공장 신축 준비, 물류센터를 신설해 물류인프라를 재정비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 마스터프랜차이즈 진출, 중국에도 진출해 북경에는 직접 투자 및 관리도 하고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일단 시작할 당시부터 ‘사업은 곧 내 숙명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객중심경영을 기본으로 나와 나의 사업에 대한 모든 위험ㆍ성공요인들은 고객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항상 가장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고객의 사랑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의 일부는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의무라고 여겼다.

‘놀부’가 애국심을 발동시키는 토종 브랜드인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보답하기 위해 현재 경영방침은 ‘더 큰 행복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이다.

전부터 꼭 한번쯤 만나고 싶었지만 약속을 정하기가 힘들었다. 너무 바빠서 힘들지는 않는가?

보통 CEO라 하면 일도 안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가능한 모든 일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경영인의 의무이다. 예전엔 가끔 가족들과 여행을 즐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책 한 번 펴고 컴퓨터 한 번 켜볼 시간도 잘 나지 않는다. 그나마 잠깐이라도 신문을 훑어보는 시간은 참 소중하다.

CEO가 자기 상품 생산라인을 모르면 성공할 수 없다. 어떤 과정을 거쳐 제품이 생산되고 직원들은 어떤 고충이 있는지 알아야 신제품 개발에도, 회사 운영에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러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즐기는 취미생활은 전혀 없는가?

CEO라면 개인적인 시간을 즐길 여유가 없다. CEO가 회사 업무를 소홀히 해 피해가 발생한다면 개인적인 차원으로 끝나지 않고 회사와 국가적 차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업무 중이라도 개인적인 시간은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출장길 차안에서 잠깐씩 듣는 음악이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도 마음먹기에 따라 최고의 여가활동이자 휴식이 될 수 있다.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놀부’가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기업으로 성장했는데 처음 보쌈집을 개업할 당시부터 이런 모습을 목표로 시작했는가?

아니다. 그저 생계를 위해 시작했던 일이고 큰 식당 하나 운영하는게 꿈이었다. 하지만 고객들을 위해 진솔하고 열심히 일하고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갖고 살다보니 지금의 위치까지 온 것 같다.
열심히 일하다보면 항상 ‘플러스 알파’가 생긴다. 처음엔 얼마 안되는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 그 ‘알파’들이 모이면 엄청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영자로서 굉장히 바쁘게 살고 있지만 나이에 비해 굉장히 젊어 보인다. 따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는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 이외는 없다. 오히려 나보다 직원들의 건강을 챙긴다. 회의 때마다 비타민이라도 나눠준다.
특별히 운동을 하거나 건강에 신경 쓰지 않아도 경영자로서 항상 긴장하고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하다 보니 건강할 수 있는 것 같다.

동문 후배들을 위해 한마디 해준다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의식을 갖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삶은 배움의 연속이다. 배움의 과정은 인간이 되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런 점을 알고 대학생활을 한다면 학교생활이 달라질 것이다.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는 그저 입시를 위해,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는 오직 취업을 위해 동료들과 경쟁하다보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소중히 생각하고 자기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대학생활을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경험했다. 지금의 이십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어떤 맛으로 느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새콤하기도, 달콤하기도 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환상의 맛’이었다. 어쩌면 인생 최고의 경험이 될 수 있는데 힘들게만 느껴진다면 정말 불행한 일이다.

또 대학생활 4년은 단순한 지식습득의 시간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선 학습의 과정과 삶의 과정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길러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학교나 회사에서 다 해결해주기만을 바라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졸업 후 사회에 빨리 적응하려면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의 적절한 병행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인맥관리가 꼭 사회생활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학생활에서도 원만한 인간관계가 필요하고 대학생활에서 다져놓은 인맥은 사회생활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대기업 경영자는 자신이 죽기 전 후계자를 중요한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세상을 떠났다. 그 후계자에게는 어쩌면 가장 큰 유산이 됐을 것이다.